세상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책이 있다.
포스가 느껴지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
커버가 멋있는 책 과 커버가 구린 책.
쉽게 훅훅 읽히는 책과 쉽사리 읽혀지지 않는 책.
자크 데리다의 <시선의 권리>는 제목의 포스가 일단 강하고..
커버가 멋있고, 쉽사리 읽혀지지가 않는다.
일물일어라는 복잡한 프랑스어를 쓰는 철학자의 사진(시선)에 대한 책이니 각오해야 한다(나만그런겨 ㅡ.ㅜ)
재미있으면서도, 동그란데 한 번 어딘가 살짝 꼬인띠처럼 오묘한 약290여장의 사진은 마리-프랑수아즈 폴리사르의 사진이다.
사진의 나열이 이어진다.
사진이 끝나면 텍스트가 시작이다.
첫 문장이 인상적이다!
*** 당신은, 그리고 당신들(열린의미에서의)은 내가 이 이미지들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에게 계속해서 말하는 이야기들을 결코 모를것이다.
그것이 시선의 권리라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자신이 사진을 보면서 각각의 마음속에 생각한 이야기들은 각자 자신의 고유한 것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
사진은 이미지 이지만 이것이 이미지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것. 사진도 자신이 매게 그 자체이기보다는 이미 사진적인 사진을 전제로 한 재현의 재-재현과 같은 맥락에서의 사진의 매개적 작용을 말한다.
그는 사진이 무엇인가를 암시할 때, 그것은 아무것도 말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침묵속에서 암시되고 무엇인가를 말한다. 언어가 말하지 못하는 것을 사진속에서 볼 수있다는 것에 대한 우선적 지적. 말해진 것에 더 많은 말해지지 않은 것이 담지되어 있다는 것...침묵을 통한 사진 속에서의 발견을 말하는 것인가 보다.
그래, 이러한 생각들은 이책을 읽기 전에도 할 수 있었다고 치자..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지 말이다.
찍는사람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는것과 그 속에 있는 사람이 보는 시선과 사진으로 나온 이미지를 보는 사람이 개인에 따라 각기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 그 중간에서 애매함에 갸우뚱하는 순간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어떤 사람이 바라보고 자신의 시선 안에 배치하고 붙잡아두고 시야에 간직하거나 사진을 '찍을'권리, 즉 시선의 권리에 관여한다. 문제의 이미지들의 텍스트는 당신으로 하여금 그것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시선의 권리, 오직 바라보기의 권리만을, 혹은 여러분이 그 시점에 대해 순응할 권리만을 허용한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당신의 권리를 부정한다.그것은 당신이 제기할 수 잇는 모든 담론이나 당신이 그 주제에 대해 늘어놓을 수 잇는 모든 이야기에 관해 자신의 배치를 통해 스스로의 권위, 시선의 권리를 보존하고 잇기 때문이다. 사실상 그것은 당신들의 눈앞에 나타난다. 그것들은 마치 욕망 자체와도 같이 당신의 내면에 나타나 자라고 마침내 당신을 침공한다.
시선의 권리를 갖는 것은 사진을 찍는 자의 시선, 그 사진 속에서의 시선, 그 사진을 보는 자의 시선 모두이며 그자체가 주체로 작동하며 내적인 것이다..보는 자들의 시선과 그것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고자 하는가 보다. 그것의 관계가 항상 난해하다. 내가 뭘 어째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이 그가 말하는 침묵에 해당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좋겠다.
앞서도 말했지만 잘 읽혀지지는 않고, 읽어도 잘 모르겠고, 반납일은 다가왔을 뿐이고... 엄마는 연체료 안보태주시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