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90310 - 1호선
양고이
2009. 3. 12. 07:45
그녀는 목도리를 칭칭감은 것과 같은 모양의 폴라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눈이 약간 튀어나왔지만 크게 표나지는 않았다. 안으로 동그랗게 말린 단발머리는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여주인공 스타일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얀 엠피쓰리 이어폰을 끼운 그녀는 참하고 똘똘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가끔씩 입을 오물거렸다.
그 옆에 앉은 사내는 하얀 양말을 신고 구두를 신고 있었으며 가방은 아디다스였다. 옆에 앉은 여성은 인도와 말레이시아 계열의 얼굴을 섞은 듯한 느낌이었다. 콧대의 라인이 삐쭉하고 날렵한 것이 수술을 한 것 같았다. 사내는 꽃집의 브로셔를 보며 여자와 상의 했다. 둘은 굉장히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었고 남자는 꼰 다리를 바꾸더니 발목을 360도로 돌리면서 운동하듯 진지한 표정을 지어냈다. 여자는 한 번 나와 눈이 마주쳤고 잠시 후에 사내는 브로셔를 보며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