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지리산 원정대
양고이
2009. 2. 12. 20:44
저녁 8시 47분에 전철을 타고 용산을 향하고 있는 중이다.
역앞에서 썬sun크림을 하나 사 들고 탔다. 자외선은 나쁜놈이고 난 소중하니깐.
지리산을 오르면 추울 것이라는 식구들의 걱정에 힘입어 아주 커다랗고 시커먼 오리털 잠바를 입었더니 아줌마도 아니고 노숙자 아저씨 같으다. 가방도 미친놈처럼 커졌고 검은 봉다리에 커피믹스... 으하하 다행히 손톱에 때는 안끼어 있다.
산에 특별히 올라 본 적이 없는 내가 지리산으로 떠난다고 하니 가족들은 이구동성
"그건 불가능 하다." 고 말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추려진다.
1. 평소 걷는 것을 매우매우 싫어하며 걸음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2. 지병으로 천식이 있어 추운 날 산에 오르면 분명히 고생할 것이기 때문에
3. 지난 번 금강산에 함께 갔었을 때에 만물상 코스 대신 삼일포 코스를 택하였기 때문에
나는 부모님께 나가 여자 엄홍길이여~! 게다가 나는 아부지 딸이니 걱정마시라~ 말씀드리며 나왔다.
기차시간은 밤 11시, 우리는 짐이 많다. 지리산이다.
나머지는.. 겪어보면 알겠지.
지금 내가 이렇게 노트하는 것은 이번 여행에서 한 가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산행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모두와 함께 할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미리 다짐하려고 한다. 그럼 더 좋을 것 같아서다.
카메라를 가져오긴 했지만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서 보면 사진도 찍고 산도 오르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나는 지리산에서의 멋진 산행을 마치고 뿌듯하게 돌아올 것이다. 무탈하게! 포기하지 말고 멋지게!
부디 ㅜ.ㅜ 아무셔... ㅠ_ㅠ
역앞에서 썬sun크림을 하나 사 들고 탔다. 자외선은 나쁜놈이고 난 소중하니깐.
지리산을 오르면 추울 것이라는 식구들의 걱정에 힘입어 아주 커다랗고 시커먼 오리털 잠바를 입었더니 아줌마도 아니고 노숙자 아저씨 같으다. 가방도 미친놈처럼 커졌고 검은 봉다리에 커피믹스... 으하하 다행히 손톱에 때는 안끼어 있다.
산에 특별히 올라 본 적이 없는 내가 지리산으로 떠난다고 하니 가족들은 이구동성
"그건 불가능 하다." 고 말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추려진다.
1. 평소 걷는 것을 매우매우 싫어하며 걸음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2. 지병으로 천식이 있어 추운 날 산에 오르면 분명히 고생할 것이기 때문에
3. 지난 번 금강산에 함께 갔었을 때에 만물상 코스 대신 삼일포 코스를 택하였기 때문에
나는 부모님께 나가 여자 엄홍길이여~! 게다가 나는 아부지 딸이니 걱정마시라~ 말씀드리며 나왔다.
기차시간은 밤 11시, 우리는 짐이 많다. 지리산이다.
나머지는.. 겪어보면 알겠지.
지금 내가 이렇게 노트하는 것은 이번 여행에서 한 가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산행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모두와 함께 할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미리 다짐하려고 한다. 그럼 더 좋을 것 같아서다.
카메라를 가져오긴 했지만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서 보면 사진도 찍고 산도 오르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나는 지리산에서의 멋진 산행을 마치고 뿌듯하게 돌아올 것이다. 무탈하게! 포기하지 말고 멋지게!
부디 ㅜ.ㅜ 아무셔... ㅠ_ㅠ
아무튼 냥냥은 나름 다짐과 목표를 너무 훌륭하게 수행하여 진짜 여자 엄홍길처럼 지리산을 휙휙 잘 올라갔다가 내려왔습니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함께 올라간 Moo는 저렇게 멋지게 산에 오른 모습의 냥냥을 찍어주었습니다.
쁘이^o^
함께한 친구들 사랑해요♡ 스님분들, 시인님 내외분들 만난 모든 분들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니다.
다음번엔 사진도 찍고 산도 오르는 것은 욕심일 수 없습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 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시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