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사진의 북쪽
양고이
2009. 1. 19. 10:22
<월간사진> 2008년 12월 발행
지은이 . 최연하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볼 때 머리글을 주의깊게 읽는 편이다.
그냥 글쓴이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초등학교 시절, 수업 시작 전에 선생님께서 학습목표를 설명해 주시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들어보고 에이 재미없겠다 싶으면 그냥 딴짓해버리듯..ㅋㅋ(변명쟁이!>.<) 머리글이 별로여서 읽지 않은 책도 있다..(이건비밀인데ㅎ.ㅎ;;)
사람들은 대부분 진솔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런건 다른 이야기보다 아마도.. 공감을 더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은 멋지고 좋다.
<저자 서문>
여기에 묶인 열여덟 편의 에세이는 2006년 10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월간사진]에 연재 되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큐레이터로서, 작가들의 작업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자 시작하였던 글들이 모여 책 한 권을 이루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씩, 꼬박 20개월 동안 사진가를 만나러 가는 길은 늘 설렘과 떨림의 시간이었다. 작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공들여 완성한 작업에 대해, 마감에 쫓기며 며칠 만에 글로 생산해야 하는 고통을 제외하면, 나머지의 시간들은 온통 작가들의 작업세계에 푹 빠져 지낸 행복한 시간이었다. 제각기 다른 빛과 풍경을 만들어 내는 그들의 아름다움과 강력한 힘에 비해 내 언어의 왜소함은 글쓰기의 진정성에 대한 근본적 반성을 하게 만들었다. 그들 작품의 매혹에 눈이 흐려져 그만 감상적이고 수사학적으로 글이 치우칠 때마다, 내 글이 처음 실린 잡지를 안고 기뻐하던 날, 내게 메라가 처음 손에 쥐어진 날, 첫 기획전시를 오픈하던 날을 떠올리며 균형을 읽지 않으려 했다.
'사진의 북쪽'에서 '북쪽'이 갖는 의미는 여기 모인 작가들의 작업만큼이나 다채롭다. '북쪽'은 부재를 견디는 일로부터 작업을 시작하였지만, 그동안 억압받은 것들을 귀환시키고, 우리의 인식 속에서 추방당했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시 우리세계 안으로 호출해 낼 줄 아는 작가들의 삶의 자리이다. 또한 우리가 일상의 타성에 무뎌질 즈음 서늘하게 섬광이 지나가는 자리이고, '남쪽'의 대척점에서 존재/부재, 빛/어둠, 진리/허위, 원본/모사, 현실/꿈, 이미지/상징, 남성/여성의 자리이자 사진의 본향으로서의 북쪽을 의미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죽음의 공간인 북망산의 북쪽이기도 하다.
이하 생략~
고현주
구성연
김수강
신은경
아그네스
안옥현
윤정미
윤주경
이선민
이성은
이옥련
이은종
주상연
전미숙
정강
전혜진
데비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수시로 끼치는 소름에 닭살이 돋아야 했다.
세상에는 정말 멋진 사람이 너무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