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8.09.22 21.09.2018
  2. 2009.07.22 갤러리 M _ PM展
  3. 2009.06.23 왕십리 수퍼스타
  4. 2009.05.13 낮은 미
  5. 2009.05.11 갯벌 구경
  6. 2009.04.15 haircut
  7. 2009.03.12 090310 - 1호선
  8. 2009.02.19 exhibition
  9. 2009.02.15 내 방
  10. 2009.02.12 지리산 원정대
일기2018. 9. 22. 13:08


우리 집은 노란 삼 층짜리 건물의 삼층인데

가끔 밤에 멀리 북소리가 들리거나

쌀알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거나

새들 달아나는 소리가 들리면,

비가 오는구나 하면서

신경통이 있는 나는 자다가 웃는다.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7. 22. 01:45

 

매그넘 워크숍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단체전을 한 다.

 

나는 2007년 데이비드 알란 하비 쌤 워크숍 했고,

 

2008년에는 부루노 쌤이 왔고,

 

2009년에는 압빠스가 온다고 한다.

 

 

장소 _ 갤러리 엠 (충무로)


기간 _ 2009.07.23 ~ 08.04

 

오프닝파티 _ 07.25. 토요일

 

충무로에 들르는 사람들은 시간날 때 들러서 구경하고 가시라~뿅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6. 23. 19:18


귀에 익은 노동가요가 울리고 있었다.
투쟁 구호가 들리고..
석면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또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마이크를 통해 들렸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1구역 옆 로터리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조금 모여 있었다.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동영상에서 보았던 왕십리 여성의 얼굴을 나는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녀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다 걸린 사내에게 무섭게 화를 내고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3구역으로 돌아 들어갔다.
옆을 지나던 아저씨는 울리는 노래를 휘파람으로 따라 불으며 걸어갔다.
아저씨는 아직 어디로 갈 지 몰라 내년 3월까지 버텨보련다고 하셨다.
뿔뿔이 흩어지는 것도 어디로 갈 지 모르겠는 것도 한숨을 만들어 냈다.

팔뚝에는 문신을
신발은 아디다스 수퍼스타를 신고
체인팔찌를 감고서 저레 앉아 있는
왕십리 수퍼스타씨 안녕
기념사진 한 방 박았다.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5. 13. 01:36


오늘로 전시가 끝난 박병해 사진전 <낮은 미>

개인적으로 남다른 사진구경이었다.

나는 한 때 나 자신을 매우 동정했었다.
장애인이라 불리는 그들을 만날때에 난
그들과 같은,
그러나 그들과는 다르게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여겼었다.
나도 그들과 같다고 착각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뛰어 넘어 삶을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며 사는 사람들이었기에
나는 고개 숙이고 부끄러워야 했고, 반성하며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여야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한 참 흐른 뒤에 '낮은 미'를 연주하는이 사진들을 보았을 때..
아직도 자기 연민을 버리지 못하고 혼자서 동정하고 앉아 그것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는 나를 문득 알아 차렸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눈물을 참으며 우는 일 뿐이었다.

가끔 나는 또라이짓을 해서 탈이다.
나의 또라이짓거리는 애정결핍에서 비롯한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 애정결핍이 아니라 내가 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다.

오늘 나는 또 한번의 실수를 뼈아프게 후회하며
독해지기로 마음 먹었다.
독하지 않으면 나는 나에게 벌조차 내릴 수 없게 된다.
잘못하면 벌을 받고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선택한 결심이다.







음악은 정말 멋진 것이다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5. 11. 01:13


갯벌은 멋지다.

게구멍으로 재빠르게 이동하는 게들이 있다.

통통하게 자라는 작은 풀이 있다.


밴댕이 철이라고 밴댕이가 한창이었다.

밴댕이인지 벤뎅이인지 벤댕이인지 밴뎅이인지 참 어려워서 사전을 찾았다.

밴댕이가 맞다.

난 벤뎅이일 줄 알고 벤뎅이라고 썼다가 고쳐넣었다.

.

갯벌에는

엄마 얼굴에 난 희미한 기미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눈에는 밟히는 그런 물건들이었다.

더럽고 미운놈이면서도 거기 뻔뻔하게 묻어가는  쓰레기놈들이 애처롭다.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4. 15. 00:52


우울은 나의 힘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3. 12. 07:45


 그녀는 목도리를 칭칭감은 것과 같은 모양의 폴라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눈이 약간 튀어나왔지만 크게 표나지는 않았다. 안으로 동그랗게 말린 단발머리는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여주인공 스타일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얀 엠피쓰리 이어폰을 끼운 그녀는 참하고 똘똘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가끔씩 입을 오물거렸다.
 그 옆에 앉은 사내는 하얀 양말을 신고 구두를 신고 있었으며 가방은 아디다스였다. 옆에 앉은 여성은 인도와 말레이시아 계열의 얼굴을 섞은 듯한 느낌이었다. 콧대의 라인이 삐쭉하고 날렵한 것이 수술을 한 것 같았다. 사내는 꽃집의 브로셔를 보며 여자와 상의 했다. 둘은 굉장히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었고 남자는 꼰 다리를 바꾸더니 발목을 360도로 돌리면서 운동하듯 진지한 표정을 지어냈다. 여자는 한 번 나와 눈이 마주쳤고 잠시 후에 사내는 브로셔를 보며 전화를 걸었다.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2. 19. 01:36

사진출처 : 대학생다큐멘터리사진연합 club.cyworld.com/association7

나와 당신과 우리 친구들이 함께 한 전시
-2008.04-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2. 15. 19:33





아침에 일어났는데 순간 눈에 들어오는 방의 풍경이 너무 이뻐서 머리맡에 두고 잔 카메라를 손뻗어 집어들고 찍었습니다.

내가 꿈에서 이렇게 있는 건지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건지 모르겠더랍니다..


Posted by 양고이
일기2009. 2. 12. 20:44

저녁 8시 47분에 전철을 타고 용산을 향하고 있는 중이다.
역앞에서 썬sun크림을 하나 사 들고 탔다. 자외선은 나쁜놈이고 난 소중하니깐.

지리산을 오르면 추울 것이라는 식구들의 걱정에 힘입어 아주 커다랗고 시커먼 오리털 잠바를 입었더니 아줌마도 아니고 노숙자 아저씨 같으다. 가방도 미친놈처럼 커졌고 검은 봉다리에 커피믹스... 으하하 다행히 손톱에 때는 안끼어 있다.

산에 특별히 올라 본 적이 없는 내가 지리산으로 떠난다고 하니 가족들은 이구동성
"그건 불가능 하다." 고 말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추려진다.
1. 평소 걷는 것을 매우매우 싫어하며 걸음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2. 지병으로 천식이 있어 추운 날 산에 오르면 분명히 고생할 것이기 때문에
3. 지난 번 금강산에 함께 갔었을 때에 만물상 코스 대신 삼일포 코스를 택하였기 때문에

나는 부모님께 나가 여자 엄홍길이여~! 게다가 나는 아부지 딸이니 걱정마시라~ 말씀드리며 나왔다.

기차시간은 밤 11시, 우리는 짐이 많다. 지리산이다. 
나머지는.. 겪어보면 알겠지. 

지금 내가 이렇게 노트하는 것은 이번 여행에서 한 가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산행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모두와 함께 할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미리 다짐하려고 한다. 그럼 더 좋을 것 같아서다.

카메라를 가져오긴 했지만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서 보면 사진도 찍고 산도 오르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나는 지리산에서의 멋진 산행을 마치고 뿌듯하게 돌아올 것이다. 무탈하게! 포기하지 말고 멋지게! 
부디 ㅜ.ㅜ 아무셔... ㅠ_ㅠ



photographed by Moo


아무튼 냥냥은 나름 다짐과 목표를 너무 훌륭하게 수행하여 진짜 여자 엄홍길처럼 지리산을 휙휙 잘 올라갔다가 내려왔습니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함께 올라간 Moo는 저렇게 멋지게 산에 오른 모습의 냥냥을 찍어주었습니다.
쁘이^o^

함께한 친구들 사랑해요♡ 스님분들, 시인님 내외분들  만난 모든 분들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니다.

다음번엔 사진도 찍고 산도 오르는 것은 욕심일 수 없습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 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시지 마시라

Posted by 양고이